스페인에서 운전하기
스페인 렌터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운전하기 어렵지 않나?”이다. 우측통행이라는 점은 한국과 같지만 회전교차로 엄청나게 많다는 점, 주차 규칙이 선 색깔로 구분된다는 점, 구도심의 도로가 엄청 좁아 운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도로도 잘 관리되어 있고, 사람들도 규칙을 잘 지키기 때문에 운전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물론 대도시에서는 한국에서 운전하는 것처럼 잘 끼워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고, 깜빡이 없이 끼어드는 사례도 비일비재 하므로 항상 신경써야 한다.
이 글에서는 스페인에서 운전할 때 꼭 짚고 가야 할 부분을 정리한다.
스페인 운전의 기초
스페인은 한국과 같은 우측통행이다. 과거에는 수동차량이 많아서, 오토차량을 받으려면 미리 예약해야 했지만, 지금은 미니~컴팩트 및 일부 밴 차종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오토 차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준중형 이상의 차량을 예약했다면, 스페인에서
속도 제한은 도로 유형에 따라 나뉜다. 고속도로(Autopista/Autovía)는 120km/h, 일반 국도는 90km/h, 시가지는 차선 수에 따라 20·30·50km/h로 세분화된다. 구시가지의 골목과 같은 일방통행은 20km/h, 편도 1차선은 30km/h, 편도 2차선 이상은 50km/h다. 또한,스페인 과속 단속은 허용 오차가 매우 좁다. 벌금은 100 EUR부터 시작해 심한 경우 500~600 EUR까지 올라가고, 20일 이내 납부 시 50% 할인이 적용된다.
경찰에게 단속당했을 경우에는 즉시 벌금 통지서를 받지만, 과속카메라 등에 의해 단속되었을 경우에는 차후에 별금 통지서가 날라온다. 이 경우 벌금 외에도, 렌터카 회사의 행정처리수수료(보통 건당 30~50 EUR)까지 발생한다. 그러므로 최대한 규직을 지키면서 운전하는 것이 좋다.
스페인은 한국 영문운전면허증만으로는 운전할 수 없다. 국제운전면허증(IDP) + 한국 운전면허증 + 여권 + 운전자 본인 신용카드를 모두 지참해야 한다. 아동과 함께 여행하는 경우 135cm 미만은 카시트 설치가 필수이며, 키와 몸무게에 따라 영유아, 유아, 아동(부스터) 카시트를 설치해야 한다.
회전교차로(라운드어바웃)
스페인에는 회전교차로가 약 38,000개 있어 유럽에서 인구당 밀도 3위(1위 프랑스, 2위 포르투갈)다. 도시 외곽이나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교차로 대신 회전교차로가 계속 나온다. 이제는 한국에도 회전교차로가 많아져서, 규칙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자주만나게 되는 만큼 알아두는 것이 좋다.
1. 회전교차로 안에 이미 있는 차가 우선권을 갖는다. 진입 차량은 무조건 양보한다.
2.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한다(오른쪽으로 꺾어 진입).
3. 빠져나갈 때는 바깥 차선을 이용한다. 안쪽 차선에서 무리하게 빠져나가면 최대 €200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2개 차선 이상일 경우 둘 다 빠져나갈 수도 있다.
4. 못 빠지면 한 바퀴 더 돈다. 스페인 교통 당국도 무리하지 말고 여유 있게 한 바퀴 더 돌라고 권장한다.
대도시에가면 단순히 1대만 도는 회전교차로 외에도, 2-3차선이면서 신호등이 있는 회전교차로도 있다. 또한, 직직은 그냥 가되 양옆으로 빠지는 경우에만 도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페인의 고속도로 (무료, 유료)
스페인 고속도로는 크게 두 종류다.
Autopista (AP로 시작) –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유료 고속도로다. 예: AP-7, AP-6. 톨게이트에서 티켓을 뽑고 나갈 때 거리별 요금을 낸다. 톨(Peaje)이라는 표지판이 자주 나오므로 알아볼 수 있다.
Autovía (A로 시작) – 국가가 관리하는 무료 고속도로다. 예: A-7, A-3. 스페인 전체 고속도로 네트워크 약 17,228km 중 15,793km가 무료 구간이다.
과거 유료였던 구간들 중 많은 구간들이 현재 무료화 되어서 예전보다 스페인에서 유료도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최근에는 마드리드 인근과 바르셀로나 인근 및 스페인 북부 등에 유료도로들이 남아있다.
땅이 큰 만큼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간중간 휴게소들이 있다. 차량의 통행이 많은 구간에는 주유소, 식당과 상점들이 있는 다소 큰 휴게소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적게 달리는 도로에는 화장실과 매점 정도만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국의 졸음쉼터처럼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도 있다. 지역별로 조금씩 그 모습이 다르다. 다만, 국도를 따라 이동하는 경우에는 휴게소가 거의 없는 대신 주유소를 휴게소 대용으로 사용하면 된다.
주유를 하면 보통 화장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나, 모든 주유소에 화장실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속도로 통행료 내는 법
유료 구간에서는 진입 시 티켓을 뽑고, 나갈 때 현금 또는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요즘에는 신용카드 탭(컨택트리스)으로 지불할 수 있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렌터카 회사에서는 Via-T 단말(한국의 하이패스)이 이미 장착되어 있어 자동 결제 후 반납 시 렌터카 회사가 수수료를 얹어 카드에 청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계약서를 확인할 것이 좋다.
구글 맵이나 웨이즈에서 ‘유료도로 제외(Avoid tolls)’ 옵션을 켜면 Autovía나 N번호 국도로 안내한다. 무료 대체 도로는 보통 15~45분 더 걸리고 트럭이 많이 다니지만, 장거리에서 €20~40 정도 아낄 수 있다. 스페인의 유료도로는 거리 대비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보니, 시간에 크게 쫒기지 않는 이상은 국도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테네리페, 그란 카나리아, 마요르카, 이비사 등 도서 지역은 모든 도로가 무료다. 통행료 걱정 없이 드라이브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 주차하기 (길거리 & 실내 주차)
스페인 길거리 주차는 도로에 그려진 선 색깔로 규칙이 갈린다. 지자체마다 세부 사항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원칙은 공통이다. 소도시에서는 길거리 주차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큰 도시에서는 도난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실내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 주차 미터기를 이용하지만 텔파크(Telpark)나 이지파크(Easypark) 앱을 사용해서도 주차를 할 수 있다.
흰색(Blanco) – 무료 주차. 시간 제한 없이 주차 가능. 단, 표지판에 별도 제한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
파란색(Zona Azul) – 유료 주차. 주차 미터기에서 시간만큼 티켓을 뽑아 대시보드에 잘 보이게 놓아야 한다. 보통 최대 2~4시간, 월~금 9~21시, 토 9~15시 적용. 일요일·공휴일은 무료인 도시가 많다.
초록색(Verde) – 거주민 전용. 방문객이 유료로 잠시 댈 수 있는 도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피하는 게 좋다.
노란색 실선 및 지그재그 – 실선은 주·정차 전면 금지. 벌금 약 €200. 지그재그는 버스 정류장, 택시 승강장, 응급차량 구역 등 특수 목적 구역이므로 주차하면 안된다. 그외에 빨간색도 주차하면 안된다.
잘못된 곳에 주차했을 경우 벌금을 맞는 것은 흔한 일이고, 최악의 경우 견인이 될 수도 있다. 견인되면 견인비 + 벌금 + 보관료 + 견인소이동비용(택시)까지 내야 하므로 주의하자.
실내 주차(Parking Público)는 도심에서는 사실상 필수다. 대다수의 주차장이 지하 주차장이지만, 도시에 따라 건물형 주차장도 드물게 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잇는 대형 주차장 체인은 사바(SABA), 엠파크(Empark), 텔파크(Telpark), 인터파킹(Interparking), 파르키아(Parkia), 인디고(Indigo), 아이파크(iPark) 등의 회사가 있다. 특히, 사바같은 경우에는 스페인 전역의 기차역이나 공항 등의 주차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그 외에도 도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주차장도 있으며, 도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영주차장도 있다.
실내 주차장은 일반적으로 파란색 ‘P’ 마크에 아래 화살표가 붙은 표지로 안내된다. ‘Parking Público’라고 쓰여 있으면 대중이 이용 가능한 공영·민영 주차장이다. 분당 또는 시간제로 요금이 붙고 24시간 정액제도 많다. 대도시 중심가 기준 하루 €18~30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LIBRE’는 주차가능, ‘COMPLETO’는 만차를 의미한다.
실내주차장은 기본적으로 들어갈 때 티켓을 뽑고, 나갈 때 주차 기계에서 정산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한국처럼 들어갈 때 차량 번호를 인식하고, 주차 기계에서 번호를 입력해서 지불하는 방식도 많이 늘어났다. 주차번호 인식방식은 지불 후 빠져나갈 때에도 번호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열린다.
스페인 지하 주차장의 가장 큰 불편한점은 ‘좁은 주차 공간’이다. 주차폭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한국과 비교해도 스페인의 주차공간은 굉장히 빡빡하다. 그렇다보니 문이 안 열려서 조수석으로 기어 나오는 현지인 모습이 흔하다. 그래서 렌터카를 빌릴 때는 대형 SUV보다 소형~준중형 해치백이 훨씬 편하다.
차량 도난 주의
차량 내 물품 도난에도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대도시일수록 도난사고가 비일비재한데, 특히 차 안에 짐이 보일 경우에 높은 확률로 타겟이 된다. 요즘에는 렌터카 회사에서 빌린 차량으로 보이면, 타이어에 펑크를 내거나 하는 수법으로 도와주는 척 하면서 물건을 훔쳐가는 사례도 드물게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가능하면 실내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안전하며, 길거리에 주차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짐을 숙소에 두고 차 안에 완전히 비운 상태에서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주차장에 주차할 때에도 가급적 좌석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와이어케이블로 짐과 차량을 결속하고, 검은 천 등으로 덮어서 최대한 안보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저공해 구역 ZBE
스페인은 ZBE(Zona de Bajas Emisiones)라는 저공해구역을 대도시 중심에 운영한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발렌시아, 말라가, 팔마 등 주요 관광 도시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고, 인구 5만 이상 도시는 법적으로 ZBE를 도입해야 한다. 한국 여행자가 스페인 현지에서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 대부분의 렌터카는 DGT 환경 스티커를 이미 부착하고 있어 별도 절차 없이 ZBE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렌트 시 직원에게 한 번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다만, 마드리드의 중심가(Distrito Centro)는 렌터카로는 들어갈 수 없다. 물론, 전기차는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지만, 교통체증을 생각하면 마드리드 중심은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
또한, 스페인이 아닌 타국에서 빌린 차량이 ZBE를 운행하려면 별도로 등록을 해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온라인에서 별도의 일일 허가권(Daily Permit – 1년 최대 20일)을 구입할 수 있고, 마드리드는 온라인에서 신청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된다. 또한, 도시마다 ZBE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 차량이라면 단속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진입금지구역 ACIRE
오래된 도시의 구도심에는 진입금지구역이 별도로 설정되어 있다. 세비야의 센트로, 그라나다의 알바이신, 론다의 누에보다리, 마요르카 팔마의 구도심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생각보다 표지판이 작은 경우도 많아서 굉장히 주의하면서 가야 한다. 물론, 저 구역 내에 숙소가 있어서 별도의 번호판 등록을 한다면 벌금을 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구도심과 가까운 곳에 갈 때에는 거주민 전용(Solo Residentes)이나 ACIRE 같은 표지판이 보인다면 절대 진입하면 안된다.


